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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요크셔테리어 첫 목욕 후기, 엉덩이를 내 턱에 붙이고 잠들다

by 푸르오 2026. 8. 13.

씻김을 당했습니다. 우리 요키가 생애 처음으로 목욕을 하게 되었는데, 저는 씻김을 당했다는 표현이 적절한 표현 같습니다. 난데없이 물이 뿌려지고 샴푸칠을 당하니 이게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하는 표정 같았습니다.  

요키 첫 목욕, 화장실 입장부터 씻김을 당하기까지

우리 요키는 항상 화장실에 호기심이 많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나 남편이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곳인데 정작 자기는 못 들어오게 막았으니까요. 화장실 문이 살짝 열려있으면 그 사이로 코만 갖다 대고 냄새만 킁킁 맡다가, 어쩌다 운 좋게 화장실로 들어가게 되어도 금방 잡혀서 나오기 일쑤니 우리 요키에게 화장실은 늘 궁금한 곳이었습니다. 대망의 첫 목욕을 하는 날 우리 요키는 앞으로 무슨 상황이 일어날지 아무것도 모르고 못 들어오게 하던 화장실로 들어오게 되니 신이 나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냄새도 맡아보고 화장실 바닥을 한번 쓱 핥으려다 저한테 혼나기도 하면서요. 세숫대야에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게 적절한 온도의 물을 담을 때까지도 우리 요키는 자기의 앞날을 몰랐습니다. 그저 물 한번 쓱 핥아먹었을 뿐이었지요. 그러다가 몸이 들려 세숫대야 속 물에 담궈지는 순간 우리 요키의 표정은 이게 무슨 일이지? 싶은 표정이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보기엔 그랬습니다. 처음으로 물에 담겨지고 몸에 물이 뿌려지고 하니 어리둥절해하면서 처음 겪는 일이니 거부하며 도망가려고도 했습니다. 문 앞으로 도망을 시도했으나 화장실 문은 닫혀있고 금방 다시 잡혀 씻겨지는데 다시 몇 번의 거부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내 포기하는 듯한 눈빛을 보여주었습니다. 씻김을 당하고 나니 녀석이 갑자기 엄청 늙어 보이는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우리 요키 첫 샴푸
우리 요키 첫 샴푸

첫 목욕 시간, 10분 안에 끝낸 이유

목욕 시간을 10분으로 짧게 하고 끝냈습니다. 처음 하는 목욕인데 길게 하게 되면 녀석에게 안 좋은 기억으로 남을까 봐 얼른 끝내려고 하였습니다. 처음 하는 목욕이라 샴푸도 여기저기 추천을 받아서 순하다고 하는 샴푸를 추천받아 구매하였습니다. 샴푸를 짜면 거품 형태로 나오는 것인데 향이 좋더라고요. 조심스레 물도 뿌리고 샴푸를 짜서 몸에 부드럽게 문질러주었습니다. 중간중간 물이 식어서 차갑지 않을지 계속 확인해 주면서 샴푸칠을 하였습니다. 배 쪽이랑 다리 쪽도 문질문질 샴푸칠을 해주고 꼬리랑 머리 부분에도 샴푸칠을 해주었습니다. 귀에는 물이나 샴푸 거품이 들어가지 않도록 귀는 살짝 눌러 잡고 샴푸칠을 해주었습니다. 빠르지만 꼼꼼하게 샴푸칠을 해준 다음 씻어내기 위해 샤워기로 적절한 물의 온도를 맞춘 후 녀석에 몸에 살며시 갖다 대어 샴푸를 씻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샤워기로 물 뿌림을 당하는 것도 처음이었던 녀석은 다시 한번 도망을 시도했으나 두 번째 시도는 금방 막혔고 얼른 목욕을 마치기 위해서 꼼꼼하게 샴푸를 씻어내었습니다. 샴푸가 깨끗하게 씻긴 것을 확인한 후 대망의 첫 목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드라이기 소리에 도망, 강도 줄이니 얌전해짐

대망의 첫 목욕을 마치고 나온 후 드라이기도 털을 말려주기 시작했습니다. 목욕을 하고 바로 털을 말려주지 않으면 감기에 걸릴 수도 있으므로 수건으로 어느 정도 물기를 닦아준 다음 드라이기로 말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빨리 말려 줄 생각에 강도를 강으로 해서 말려주었는데, 이 역시도 처음 듣는 소리다 보니 녀석이 무서웠는지 도망을 가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강도를  약으로 줄여서 말려주었더니 가만히 있어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드라이기 강도를 강으로 틀면 소리가 크니까 그게 무서웠나 봐요. 강도를 약으로 줄이면 소리가 많이 잦아지니까 그나마 좀 나은지 가만히 있어주었습니다. 손으로 녀석의 털을 살짝씩 털어줘 가면서 꼼꼼히 말려주었고 혹시 뜨겁다고 느낄까 봐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여 말려주었습니다. 드라이기 강도를 약으로 해서 말려주다 보니 시간이 좀 더 걸려서 목욕 시간보다 털 말리는 시간이 배로 더 걸린 것 같습니다. 털을 말리는 중간중간 잘하고 있다고 칭찬도 해주었고 쓰다듬어 주면서 털을 꼼꼼히 말려주었습니다. 털을 다 말리고 빗질까지 끝내니 정말 우리 요키의 미모는 누구도 따라올 수 있는 미모견이 되어 있었습니다. 

신뢰는 넘어서 실례 아니냐고

드라이까지 끝나고 나니 녀석은 후다닥 제게서 도망을 쳤습니다. 긴장을 했는지 물을 마시고는 제게서 멀찍이 떨어져서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녀석은 5분 만에 제게로 다시 와주었습니다. 왜냐면 간식으로 유혹했거든요. 목욕을 잘 끝마쳤으니까 잘했다고 칭찬하며 보상으로 간식을 주었습니다. 녀석은 신나서 간식을 물고 자기 집으로 쏙 들어가서 간식을 뜯고 맛보기 시작했습니다. 목욕할 시기가 아니었고, 또 예방 접종을 하느라 목욕을 못해서 아주 꼬질꼬질하던 녀석이 비단결 같은 털을 뽐내며 간식을 먹고 있는데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웠습니다. 한참을 간식을 신나게 먹던 녀석이 다 먹었는지 제 옆으로 와서는 제 몸 위로 훌쩍 뛰어올라왔습니다. 목욕을 끝내고 저도 힘들어서 거실에 누워있었거든요. 제 몸 위로 훌쩍 뛰어올라 온 녀석은 이내 엉덩이를 제 턱에 붙이고 앉더니만 고개까지 푹 숙이고 눕더니 그대로 잠이 들었습니다. 저는 붙어있는 것을 좋아해서 밀어내거나 하지는 않고 저도 같이 낮잠을 즐겼습니다. 그런데 강아지가 엉덩이를 사람에게 붙이는 행동은 그 사람을 신뢰해서 하는 행동이라고 하는데 턱에다 엉덩이를 붙일 정도면 신뢰를 넘어서 이건 실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싫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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