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가면 짖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우리 강아지가 짖는 것인데요. 강아지들은 귀가 좋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제 발걸음을 알아채는 것 같습니다. 그 짖음이 저는 어서 와!!라고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가끔은 깊은 잠에 빠져서 제가 계단을 올라가도 모르고 잘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는 참 서운하기도 합니다.

요키, 계단부터 반기며 짖는 소리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 강아지는 제가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에 벌써 현관문 앞에서 어서 들어오라고 하는 듯 짖어댑니다. 하루는 집으로 바로 안 들어가고 문을 조금만 열어서 안을 살짝 들여다봤는데요, 저와 눈이 마주친 녀석이 가만히 저를 쳐다봅니다. 그러다가 이내 다시 짖어대는데, 그 모습이 마치 왜 안 들어오고 있어?라고 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집 안으로 들어서면 녀석은 정말 온몸을 흔들어가며 저를 반겨줍니다. 꼬리가 떨어질 것처럼 흔들면서 저를 반겨줘요. 세상에 이 녀석만큼 저를 반겨줄 녀석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일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기분입니다. 그러고는 제가 옷을 갈아입으면 와서 제 발 냄새를 맡아보려고 한다던가, 저를 향해 점프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제가 뛰지 말라고 앉으면 제 얼굴을 핥겠다고 혀를 날름날름 거립니다. 사실 겨울이면 몰라도 여름엔 땀이 많이 나니 절대 핥게는 못합니다. 그렇게 녀석과 잠깐 놀아주고 난 뒤에 씻으러 가는데요. 씻고 나오면 녀석이 앞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나오면 기지개를 켜듯 몸을 쭉 늘리고는 제게 와서 아까 못한 핥기를 시작합니다. 발도 핥고 얼굴도 핥습니다. 제가 앉으면 제 몸에 자기 몸을 비비적거리기도 하는데요, 이게 마치 제가 돌아와서 기쁘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강아지를 키우며 바뀐 일상, 부지런해졌다
강아지를 키우기 전에는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별로 할 일이 없었습니다. 저녁 먹은 것 설거지를 하고, 남편이랑 거실에 앉아서 게임을 하는 것. 그게 전부였습니다. 아니면 정말 가끔 베이킹을 하거나요. 정말 게으름의 극치였습니다. 하지만 강아지를 키우고 나서부터는 전보다는 조금 부지런해졌습니다. 강아지 밥도 챙겨줘야 하고, 물도 상태를 봐서 갈아줘야 하고, 산책도 하러 나가야 하고, 놀아도 줘야 하고요. 밥을 잘 안 먹는 편이라 밥도 사료만 주는 것이 아니고 하루하루 토핑을 달리해서 줘야 하고, 또 토핑만 너무 많이 주게 되면 토핑만 골라 먹고 사료는 안 먹는 경우도 있고, 또 소형견은 슬개골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비만이 되면 슬개골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우리 강아지 기준으로 하루 칼로리의 10% 이내로 계산해서 하루 두 번에 나눠서 급여하여 나름의 균형을 맞춰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배변 패드도 우리 강아지는 물을 많이 마셔서 쉬야를 많이 하기 때문에 깜빡하고 패드를 안 갈아주면 배변판 앞에 쉬야를 해서 바로바로 갈아줘야 합니다. 산책을 다녀와서도 모자란 지 더 놀아달라고 하는 녀석의 모습에 쉬고 싶지만 눈물을 머금고 더 놀아주기도 합니다. 주말 아침에도 늦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녀석이 놀아달라고 깨우거든요. 장난감을 가지고 와서 제 얼굴을 툭하고 던집니다. 제가 안 움직이면 다시 한번 장난감을 물고 제 앞에 놓습니다. 이렇게 강아지를 키우고부터 늦잠을 거의 잔 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 강아지는 너무 귀여우니까 사진이랑 동영상도 찍어야 합니다. 이 순간은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는 순간이 아니므로 최대한 많은 순간을 찍어두려 노력합니다. 이렇듯 강아지를 키우기 전에 비하면 상당히 부지런해졌습니다.
강아지 덕분에 생긴 습관, 산책길이 다르게 보인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관찰하는 습관도 생긴 것 같습니다. 산책을 다니며 녀석이 뭔가 이상한 걸 주워 먹지는 않는지 계속 살피게 되고,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오고 있지 않은지 살피게 되었습니다. 또, 녀석과 갈만한 산책 코스를 찾다 보니 집 주변에 작게나마 공원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공원을 산책하며 흙냄새와 풀냄새, 나무 냄새를 맡으며 신나게 돌아다니는 녀석을 보고 있자면 저도 모르게 행복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또 하나, 우리 동네에 동그랗고, 기다란 맨홀 뚜껑이 많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맨홀 뚜껑을 넘는 것에도 우리 강아지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했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폴짝 뛰어넘곤 했습니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기도 하고요. 물론 지금은 훌쩍 잘 뛰어넘어 다닙니다. 우리 동네에는 생각보다 맨홀 뚜껑들이 참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처음 입양 제안을 받고 만약 거절을 했더라면 몰랐을 행복을 매일매일 느끼고 있습니다. 같은 베개에 누우면 느껴지는 녀석의 체온과 심장 소리, 제 배 위로 올라와서 낮잠이 드는 녀석, 빨래를 개고 있으면 물고 도망가기도 하고, 퇴근 후 길에서 마주치면 반기며 뛰어오는 녀석의 모습 등 저는 매일매일 이런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녀석과 함께 하는 하루하루가 소중해짐을 느낍니다. 말을 할 줄 안다면 녀석에게 묻고 싶습니다. 너도 나를 만나 행복하냐고요. 그렇다고 대답해 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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