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자야 할 시간인데도 방에 들어오지 않고 거실에 앉아 있으면 우리 요키는 방 앞에 앉아서 저를 쳐다봅니다. 마치 자야 할 시간인데 왜 방에 안 들어와?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제 반려견과 분리 수면이 아닌 같이 수면을 취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잠을 자러 제때 방에 들어오지 않으면 꼭 저렇게 타박하듯이 저를 쳐다봅니다.

강아지 분리수면, 2분도 못 버팀
반려견과 처음부터 같이 잠을 자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제가 잘 때 몸을 좀 많이 움직이는 편이라 괜히 같이 잤다가 강아지를 치거나 하는 일이 발생할까 봐 거실 한편에 펜스를 쳐두고 강아지 집을 둬서 잠은 그 안에서 자도록 할 계획이었습니다. 처음 우리 집으로 데려온 첫날은 펜스 안에서 낑낑대기는 했지만 잠깐이었고 잠도 잘 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녀석도 낯선 곳에서 긴장을 많이 해서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잔 건가 싶기도 합니다. 왜냐면 둘째 날에도 첫날과 똑같이 펜스 안에서 재우려고 넣었더니 엄청 깽깽 대기 시작했거든요. 무시하고 두면 괜찮아지겠지 했지만 전혀요. 계속 깽깽거렸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 강아지이기도 하고 엄마랑 형제들이랑 떨어져서 처음으로 혼자 있는 것이기도 하고 그래서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그래서 결국 남편도 저도 얼마 못 버티고 펜스 안에서 꺼내주었고 그 뒤부터 반려견과 같이 같은 이불과 베개를 쓰는 동침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남편 뒤통수, 밀리다가 나한테
같이 잠을 자기 시작하면서 남편과 제 베개 사이에 녀석의 자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애기라서 그런 건지 사람한테 붙어 자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처음엔 남편의 베개 위에서 남편의 얼굴에 붙어서 자고는 했습니다. 그렇게 자던 녀석이 점차 베개 위의 자기 공간을 늘려가듯 남편을 조금씩 옆으로 밀어내더니 어느샌가 남편의 베개를 반을 차지하고 남편 뒤통수에 붙어서 잠드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점점 불편해진 남편은 자기 베개를 되찾기 위해서 녀석을 점점 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버텨보려고 했지만 버티기에 실패한 녀석은 점차 남편에게 붙어 자는 날이 줄어들고 어느새 저에게 붙어서 자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또 몸이 자라면서 남편의 베개가 자기가 자기에는 작은 것을 느낀 녀석은 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제 베개 위 제 얼굴 옆에서 잠들게 되었습니다. 저는 붙어 있는 걸 좋아해서 녀석을 밀어내는 것은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좀 불편하게 자는 걸 감수하더라도요. 가끔 너무 베개 끝에 몰리면 녀석을 조금 밀어내긴 합니다만 매일 밤 녀석과 저는 제 얼굴에 녀석의 몸을 서로 나란히 붙이고 잠에 듭니다.
같이 자면서 생긴 것들
1살이 된 지금도 여전히 같이 잠을 자고 있습니다. 계속 잠을 같이 자서 그런가 녀석은 여전히 사람에게 붙어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갑자기 뭔가 이상한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면 잽싸게 옆으로 와 붙거나 가슴 쪽으로 파고 들어오거나 합니다.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저나 남편에게 붙어 있기도 하고요. 밤에 잘 때는 제가 뭔가를 하느라 제때 방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방에서 나와서 저를 한번 쳐다봅니다. 그러고는 제게 와서 냄새를 한번 맡기도 하고 저를 한 바퀴 빙글 돌기도 합니다. 그러고는 방 앞에 앉아서 저를 쳐다봐요. 마치 잘 시간인데 왜 안 들어오니 하는 것 같이요. 그러고 방 안으로 먼저 쏙 들어가는데, 그래도 제가 안 들어오면 다시 한번 나와서 재촉하듯 저를 쳐다봅니다. 빨리빨리 들어오라고 타박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같이 잠을 자다 보면 녀석 때문에 잠에서 깨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베개 위 얼굴 옆에서 붙어 잘 때도 있고, 남편이나 저나 다리 사이에서 잘 때도 있고, 또 요즘 같은 경우 녀석은 꼭 새벽에는 남편에게 가서 붙어서 잠을 잡니다. 스스로 남편 이불속을 파고들어 옆구리에서 자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앞발로 툭 쳐서 남편을 깨워서 자리를 만들어 옆구리에 붙어서 잡니다. 그러다 보니 남편이 새벽에 깨는 경우가 생겨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저는 엄청 큰소리가 아니면 잘 깨지 않고, 깨더라도 금방 다시 잠드는 편인데 남편은 예민해서 깨기도 잘 깨고 저처럼 다시 금방 잠들지도 못해서 힘들어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남편도 그렇고 저도 반려견과 같이 자는 걸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남편에게 반려견과 분리 수면을 할 걸 그랬어? 하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자기는 이제껏 강아지를 키우면서 한 번도 분리 수면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요키를 데려올 때도 당연히 같이 잘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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