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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강아지를 키운다는 것, 첫 반려견과의 12년 이야기

by 푸르오 2026. 8. 25.

몇 달은 친정 집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발걸음이 도저히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제 생애 첫 반려견을 강아지 별로 돌려보낸 후 제 모습이었습니다.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이었습니다.

첫 반려견 시츄 믹스견
첫 반려견 시츄 믹스견

반려견 입양 전, 귀여움만 생각했다

제 첫 반려견은 제가 20세 때였습니다. 아빠의 지인 분이 아빠에게 강아지 입양에 대해 생각이 있는지 물었고, 아빠가 다시 저한테 물어봐서 바로 입양을 하게 된 케이스였습니다. 강아지를 정말 좋아하는 마음만 가지고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만난 제 강아지는 시츄 믹스였고 정말 이뻤습니다. 태어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녀석이었는데 전 주인이 발로 차고 다녀서 아빠의 지인 분이 보다 못해 급하게 여기저기 물어 입양을 보낸 것이었습니다. 이 조그만 녀석 어디가 발로 찰 데가 있다고 찼는지 정말 세상에는 못된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강아지를 입양 전 그저 그 강아지의 귀여움, 이쁨, 그리고 그 강아지로 인한 즐거움과 행복, 이런 것만 생각하고 아빠의 말에 덥석 녀석을 데려왔습니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그랬을 땐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공부도 하지 않았고,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은 채 말입니다. 제 첫 반려견으로 인해 저는 많이 행복한 나날도 많았지만 제대로 훈련을 시켜주지 않아, 우리 강아지는 물기 대장이 되었고 결국 우리 집안의 서열 1위가 되기도 했습니다.

노령견 병원비, 보험 없이 감당한 후기

제 첫 반려견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병원비가 엄청 들기 시작했습니다. 적게는 20만 원에서 많이 나온다고 하면 100만 원도 넘게 나왔습니다. 우리 강아지는 이런저런 질병에 많이 걸렸었습니다. 오래되어 무슨 질병이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그때 수의사 선생님도 이런 병에 잘 걸리지 않는데 걸렸다고 말씀하실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동물 병원에 한번 가면 많게는 100만 원까지도 병원비가 나왔었습니다. 지금은 펫보험이 다양해져서 큰 병원비의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그때 당시에는 강아지 보험이 비싸기만 하고 보장되는 건 별로 없었던 때라 펫보험에 들지 않은 상태였고 그래서 병원비로 좀 힘들기도 했습니다. 혼자서는 감당하기가 점점 힘들어지자 가족들과 얘기를 해서 돈을 모아서 병원비로 쓰기도 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지금은 펫보험이 다양해져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게 많아져서 반려 동물이 어릴 때 펫보험을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두 번째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지금 보험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결혼하고는 첫 반려견과 떨어져 살게 되어 녀석이 마지막을 보지 못한 것에 대해 너무 마음이 아프고 무너지는데, 정말 별의별 이유로 강아지를 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더 아파옵니다. 제 강아지가 아파서 병원비가 많이 들어서 돈 좀 모아둘걸 하고 스스로를 후회한 적은 있지만 버려야겠다는 생각은 티끌 한 조각만큼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정말 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12살에 보낸 날, 마지막을 못 지켜봤다

제 첫 반려견인 시츄는 12년을 살고 강아지 별로 돌아갔습니다. 제가 결혼을 하면서 집을 나오게 돼서 10년은 같이 살고 2년은 같이 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녀석의 마지막을 지켜보지 못했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는 아침에 동생으로부터 녀석이 강아지 별로 돌아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너무 슬펐습니다. 일단 출근은 했지만 일에 지장을 줄 정도로 너무 슬프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다니던 동물 병원에 전화를 걸어 사후에 어떻게 해야 하냐 물으니 병원으로 데려오면 처리를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병원 폐기물처럼 버리는 걸 말하는 거였습니다. 그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음으로는 사는 곳 근처 산에 묻어 주고 싶었습니다만 이렇게 하는 건 법적으로 불법이라 절대 하면 안 되기에 동생이 알아보고 강아지 화장 장례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찾아서 그날 저녁으로 예약을 하고 방문하여 화장을 진행했습니다. 방 한 칸에 안치하여 녀석과의 추모 시간을 갖고 화장을 진행하였습니다. 사람의 마지막처럼 강아지도 최선을 다해서 깨끗하게 단장도 해주고, 예를 다해서 보내주시더라고요. 강아지를 안 키워본 사람이라면 저게 뭐 하는 거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강아지를 보내는 보호자로서는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강아지를 보내고 몇 달 동안은 도저히 친정 집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 다 있었거든요. 제 첫 반려견과의 기억도, 물건도 전부 다 거기 있었습니다. 그래서 도저히 갈 수가 없었습니다. 엄마도, 동생도, 녀석의 물건을 버릴 수가 없어서 한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그래도 버리는 사람들, 이유가 말이 안 된다

요즘은 sns라던지 유튜브라던지 이런 매체를 통해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강아지를 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말 많이 접하게 됩니다. 가족이라고 할 때는 언제고 나이가 들고 아프기 시작하니 병원비가 많이 든다고 버리고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려 동물을 유기하는 횟수가 예전에 비해서는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버려지는 반려 동물의 수가 10만 마리는 넘는다고 합니다. 반려견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는 좋아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런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어릴 땐 이뻤는데 크니까 안 이쁘다고 파양 하고, 심지어는 개춘기 때 말을 안 듣는다고 파양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땐 정말 할 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 파양 된 강아지들은 난데없이 한순간에 자신의 세상의 전부를 잃은 셈이 되는데 그 말도 못 하는 녀석들의 슬픔을 어떻게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입양을 하기 전 정말 신중하게 고민하고 입양을 했으면 좋겠고, 그렇게 가족으로 받아들였다면 당연히 녀석의 마지막까지 책임을 지는 것이 올바른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두 번째 반려견을 맞이하여 키우고 있습니다. 첫 번째 반려견에는 해주지 못한 것들을 두 번째 반려견에는 신경 쓰며 끝까지 함께 하고 싶습니다. 말썽을 부릴 때도, 아플 때도, 늙어갈 때도, 그리고 이 녀석의 마지막 순간까지 제가 책임지겠다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예쁘고 귀여울 때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아프고 늙어가는 모습까지 함께해 주는 것이 진짜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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