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반려인들이 강아지를 키우며 가장 먼저 겪는 고민 중 하나가 바로 '배변 훈련'일 것입니다. 패드를 쓸지, 화장실 물청소로 전환할지, 아니면 배변판을 쓸지 집안 환경과 반려견의 성향에 따라 끊임없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죠. 오늘은 영리한 우리 집 요크셔테리어와 함께했던 배변 장소 유목민 시절의 에피소드, 그리고 화장실 배변을 마스터하고도 결국 다시 배변 패드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솔직한 이유를 공유해보려 합니다.
차근차근 성공했던 화장실 배변 훈련
처음 우리 요키를 데려왔을 때는 거실 등 주로 머무는 공간 근처에 배변 패드를 깔아 두고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어느 정도 패드에 익숙해진 뒤에는 최종 목적지인 화장실 앞으로로 유도하기 위해 작전을 펼쳤죠. 2~3일에 한 번씩 패드 위치를 화장실 방향으로 아주 조금씩 이동시켰습니다. 요키가 눈치채지 못할 만큼 조금씩 이동한 덕분인지, 녀석도 무리 없이 바뀐 위치를 찾아가 볼일을 보더라고요. 그렇게 성공적으로 화장실 앞까지 배변 패드 위치를 안착시켰습니다. 그런데 강아지를 키우다 보니 뜻밖의 복병이 생겼습니다. 우리 요키가 물을 워낙 많이 마시는 편이라, 그만큼 쉬야 양과 횟수도 엄청났던 것이죠. 하루에 소모되는 배변 패드 양이 생각지도 못하게 너무 많아지다 보니, 나중에는 패드의 깨끗한 모서리 부분만 가위로 잘라서 재활용하는 눈물겨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냄새도 많이 나고 쓰레기도 많아지고 그러다 보니 아예 패드가 필요 없는 화장실로 배변 장소를 옮기자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영리한 요키답게 새로운 화장실 배변 훈련도 금방 마스터하여 저를 감동하게 만들었습니다.

오래된 집의 한계와 아기 강아지의 위험한 호기심
성공의 기쁨도 잠시, 화장실 배변이 정착되자마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당시 한창 호기심이 폭발하던 아기 요키가 볼일을 위해 문을 열어놓은 화장실에 볼일은 안 볼 때도 들어가서 온 동네 구석구석을 핥고 다니기 시작한 것입니다. 나름대로 강아지가 들어오는 공간이라 매일같이 신경 써서 물청소를 하긴 했지만, 세월의 흔적이 있는 오래된 집이다 보니 청소만으로는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가장 가관이었던 건 하수구 수챗구멍 덮개였습니다. 수챗구멍도 핥을까봐 전용 덮개로 덮어놓았더니, 녀석은 그 덮개를 장난감으로 인식했는지 입으로 물고 뜯고 놀더라고요. 그뿐만 아니라 바닥 타일은 물론이고 변기 하단부까지 핥고 정말 난리도 아니었어요. 아직 면역력이 약한 아기 강아지인데 혹시라도 세균에 감염되거나 배탈이 나지 않을까 덜컥 겁이 났고, 결국 위생을 위해 화장실 배변을 과감히 포기하고 다시 배변 패드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눈물겨운 배변판 도전기와 굳건한 패드 사랑
그렇다고 무작정 낭비되는 패드 비용을 모른 척할 수는 없었기에, 이번에는 배변판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볼일을 보면 물로 쓱 헹구기만 하면 되니 경제적이기도 하고 냄새 걱정도 없고요. 배변판을 알아보니 강아지가 예민하면 발에 닿는 촉감 때문에 배변판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특히 흔히 쓰는 그물망 구조의 배변판은 아기 강아지의 발톱이 끼일 위험도 있다고 하고, 우리 요키는 그런 일을 한 번 겪으면 기겁을 하고 안 쓸 것 같아 걱정이 되었습니다. 며칠을 꼼꼼히 비교한 끝에 평도 좋고 그물망 구조가 아닌 배변판을 큰맘 먹고 주문했습니다. 택배가 도착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화장실 앞에 배변판을 놓아주었지만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습니다. 판 위에 돋아있는 특유의 돌기 느낌이 발바닥에 닿는 게 몹시 싫었는지, 한두 번 쭈뼛거리며 올라가는 듯하더니 끝내 외면해 버리더라고요. '시간이 지나 익숙해지면 쓰겠지' 하고 독하게 패드를 다 치운 채 배변판만 덩그러니 둬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요키는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절대, 네버!! 배변판 위에는 발도 대지 않고, 보란 듯이 바로 그 옆 맨바닥에 시원하게 볼일을 보더라고요. 결국 녀석의 고집에 손을 들고 배변판 위에 다시 배변 패드를 깔아주는 이상한 절충안으로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성견이 된 요키, 다시 화장실로 가볼까 합니다
어느덧 1살이 되어 늠름한 성견의 문턱에 선 지금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패드를 쏙 빼고 배변판만 남겨두어 봤지만, 녀석의 굳건한 패드 사랑은 여전합니다. 발바닥에 푹신한 패드가 닿아야만 배변 신호가 오는 것인지 여전히 안 쓰더라고요. 결국 지금은 배변판을 그냥 '패드 고정대'로 만족하며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나이도 먹었고 면역력도 자란 만큼, 조만간 다시 화장실 배변 훈련을 조심스럽게 시도해 볼까 고민 중입니다. 어릴 때처럼 다시 화장실의 모든 눈에 보이는 것을 핥고 다닐 수도 있겠지만 아기 때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해서요. 반려견의 배변 습관은 집사의 인내심과 아이의 성향이 맞아떨어져야 하는 긴 여정인 것 같습니다. 과연 우리 요키는 이번에 화장실 입성에 완전히 성공해서 저의 패드 가위질을 멈추게 해 줄 수 있을까요? 부디 성공적인 재도전기가 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