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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짧은 요크셔테리어, 밥 먹이기 전쟁과 종결

by vnfmalfm 2026. 4. 8.

입 짧은 요크셔테리어와 밥 먹이기 전쟁

요크셔테리어를 키우기 전에는 정말 상상도 못 했던 일이 저에게 벌어졌습니다. 강아지라면 당연히 밥그릇에 코를 박고 순식간에 먹어치울 거라 생각했지, 이렇게 안 먹을 거라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우리 집 요키는 정말 너무 안 먹더라고요. 전 보호자 집에서도 잘 안 먹었다고 들었는데, 한 끼에 먹을 양을 하루 종일 먹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속이 비어 노란 공복토를 하면서도 끝까지 사료를 거부할 때는 정말 '이 녀석 독하다'하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걱정되어 동물병원에 문의해 보니, 수의사 선생님께서는 "소형견 중에는 유독 입이 짧은 아이들이 많다"며 "축 처지는 것 없이 잘 노는지 먼저 지켜보라"고 하시더군요. 다행히 우리 아이는 물도 잘 마시고, 장난감 가지고 놀기도 참 잘 놀았습니다. 먹은 게 별로 없는데도 신기하게 응가도 잘하더라고요. 오직 '밥'만 문제였습니다. 결국 저는 고민 끝에 습식 사료를 먹을 수 있는 개월 수가 되자마자 사료에 습식 사료를 섞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와~ 소리가 절로 날 정도로 코를 박고 먹길래 이제 전쟁 끝인가 싶어 기뻤죠.

건 사료와 습식 사료를 섞은 밥이 있는 강아지 밥그릇 사진

습식 사료와 츄르의 유혹, 그리고 예상치 못한 건강의 적신호

하지만 기쁨도 잠시, 며칠 지나니 또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섞어줘도 안 먹는 날이 반복되었습니다. 계속 같은 습식 사료가 지겨운가 싶어서 새로운 습식 사료부터 화식, 심지어 강아지용 츄르까지 동원해 밥에 비벼줘 봤습니다. 새로운 걸 섞어주면 며칠은 또 먹고 다시 거부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사료도 안 맞는가 싶어서 바꿔줘보기도 했습니다. 밥을 주고 10~15분 뒤에 안 먹으면 치워버리는 엄격한 방법도 써봤지만, 한창 자라야 할 아기 강아지에게 이 방법은 너무한 거 같아서 결국 하면 안 된다는 '손으로 먹여주기'까지 하고 말았습니다. 버릇 나빠진다는 소리에 계속하진 못했지만, 그렇게라도 해서 먹이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병원 진료에서 아이의 간수치가 안 좋다는 결과를 들었습니다. 여러 이유들 중 고단백 사료가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는 설명을 듣고 저는 그날로 단백질 함량이 낮은 사료로 바로 교체했고, 같이 섞여서 먹이던 습식 사료를 싹 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저의 가장 큰 결단, '제한 급식'을 과감히 포기하고 '자율 급식'으로 전환했습니다.

구석진 자리 대신 '길목'으로, 자율 배식이 가져온 뜻밖의 변화

흔히 강아지는 배부른 걸 모르고 눈앞에 있으면 계속 먹는다고들 하잖아요? 이러한 이유로 병원에서도 자율 급식보다는 제한 급식이 좋다고 해서 제한 급식으로 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에게는 제한 급식보다는 자율 급식이 나을 거 같아서 고민 끝에 자율 급식으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밥그릇과 물그릇의 위치도 바꿨고요. 예전에는 편안하게 먹으라고 밥그릇을 구석진 곳에 두었는데, 지금은 아이가 잘 지나다니는 '길목'에 배치했습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제한 급식을 할 때보다 훨씬 더 잘 먹기 시작했습니다. 자기가 배가 고프면 슬쩍 가서 조금씩 오도독 씹어 먹기도 하고, 또 지나가다 사료가 보이니까 장난감처럼 한 알씩 가지고 놀다가 꿀꺽 먹기도 하더라고요. 억지로 먹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사라지니 아이 스스로 식사를 즐기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밤에 자려고 누웠는데 거실에서 오도독오도독 밥을 먹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 소리가 그렇게 듣기 좋더라고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식사 시간에 노즈워크 장난감을 이용해서 밥을 주었더니 킁킁대며 냄새를 맡고 사료를 찾아 먹는 걸 아주 재미있어하더군요. 본능을 자극하니 식욕도 같이 올라오는 모양이었습니다.

건사료과 습식 사료를 섞은 밥을 먹고 있는 강아지 사진

산책길 사료 간식과 기다림의 미학, "전보다 잘 먹으니 그걸로 충분해"

또 하나의 꿀팁은 산책할 때 사료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밖에서는 간식 대신 사료를 챙겨 나가서 마치 특별한 보상인 것처럼 하나씩 주니까 또 잘 먹더라고요. 집에서는 쳐다도 안 보던 사료가 밖에서는 맛있는 간식으로 둔갑하는 마법 같은 순간이었죠. 이런 여러 가지 방법들을 유지하며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밥을 먹이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우리 아이가 다른 강아지들처럼 밥그릇이 깨질 정도로 마구마구 잘 먹는다는 건 아니고, 특히!! 아침은 여전히 안 먹지만 그래도 조금씩 천천히, 노란 토를 하지 않고 스스로 밥그릇을 찾아가 전보다 잘 먹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만족하고 행복합니다. 제발 이 현상이 잘 유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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