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하늘을 가득 채우거나 종일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이면 산책을 가지 못해 집안에서 아이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감당해야 합니다. 특히 저희 집 요키처럼 작고 귀여운 외모 속에 에너자이저를 숨겨둔 견종들은 하루라도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온몸이 근질근질해하거든요. 과거 쥐를 잡던 테리어 혈통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활동량이 많아요. 산책을 못 나가면 집에서 놀이를 통해서 넘치는 에너지 해소와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어야 합니다. 우리 요키는 그냥 장난감을 흔들흔들 만해서는 잘 놀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우리 요키랑 집에서 어떻게 노는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팽팽한 긴장감! 밀당의 고수가 되는 터그놀이와 나 잡아봐라
우리 요키는 그냥 장난감을 앞에서 대충 흔들어주거나 무미건조하게 잡아당기기만 하면 금방 흥미를 잃고 뒤로 쓱 가서 쳐다봐요. 눈빛으로 "이렇게 놀면 재미없어!"라고 말하는 것 같달까요? 그래서 요키와 놀아줄 때는 집사도 나름의 연출가이자 연기자가 되어야 합니다. 요즘 우리 아이의 최애 장난감은 기다란 개구리 인형인데요, 놀고 싶을 때면 그걸 입에 꼭 물고 와서 놀자고 제 앞에 툭 놓고는 제 눈을 빤히 바라봅니다. 개구리 인형을 어서 잡으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 인형을 잡으면 그 순간부터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시작됩니다. 제가 한쪽 끝을 잡고 당기면 요키도 안 빼앗기겠다고 조그만 발로 바닥을 지탱하며 안간힘을 씁니다. 가끔은 으르렁하면서 협박도 해요. 하나도 안 무섭고 귀엽기만 한데 말이에요.(웃음) 그리고 이때 그냥 힘으로만 당기면 재미없으니, 제가 인형을 내 쪽으로 세게 당겼다가 또 슬쩍 요키 쪽으로 딸려가는 척 연기를 해줍니다. 그러면 자기가 이기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눈을 반짝이며 더 신나 해요. 이어서 인형으로 '나 잡아봐라' 놀이도 해줍니다. 인형을 아이 앞에서 살랑살랑 흔들어주면 타이밍을 봐서 낚아채려고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요. 앞발 하나를 살짝 들고 엉덩이를 천천히 뒤로 빼며 사냥꾼 자세를 취하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모릅니다. 슬슬 인형을 흔들기를 멈추면 화악 달려드는데, 일부러 잡혀주기도 하고 가끔은 훽 도망치기도 해요. 그럼 도망가는 인형을 잡으려고 저를 가운데 두고 빙글빙글 뛰기도 하죠.
무한 반복 공놀이의 매력과 집사의 손가락을 지키는 꿀팁
터그놀이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면 다음 단계는 던지기 놀이입니다. 개구리 인형을 방 안쪽으로 휘익 던지면 "왕왕!" 우렁차게 짖으면서 번개처럼 뛰어갑니다. 그리고는 다시 물고 와서 얼른 또 던지라는 듯 제 앞에 인형을 툭 내려놓죠. 제가 인형을 잡으려고 하면 또 터그놀이처럼 자기도 물고 안 놔주며 밀당을 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제가 늘 던지는 방 방향으로 먼저 쪼르르 달려가 자리를 잡고 얼른 던지라며 강렬한 눈빛 레이저를 보내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건 이 똑같은 레퍼토리를 공으로도 즐긴다는 점이에요. 그런데 공으로 터그놀이를 할 때는 정말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공은 인형보다 크기가 작다 보니, 아이가 안 빼앗기려고 공을 꽉 물고 버틸 때 제 손가락이 물린 게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조그만 이빨 힘이 어찌나 강한지 정말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잔머리를 굴려 아이가 공을 물고 있으면 제 손바닥으로만 톡톡하고 살짝만 쳐주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공을 놓거나 혹은 놓칠 때가 있는데, 그럼 그때 제가 잽싸게 쥐고 휙 던져줍니다. 그럼 또 신나서 공을 찾으러 뛰어가요. 이렇게 해서 제 손가락을 지키는 중입니다.(웃음)
지친 퇴근길, 매트 노즈워크로 집사에게 휴식을 선물하기
하지만 아무리 사랑스러운 내 새끼라도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와 녹초가 된 날에는, 쉬지 않고 장난감을 물고 오는 모습이 솔직히 조금 부담스럽고 힘들 때가 있습니다. 집사도 소파에 기대어 숨을 좀 돌리고 싶으니까요. 그럴 때 제가 꺼내 드는 필살기가 바로 '매트로 된 노즈워크'입니다. 강아지에게 코를 쓰는 노즈워크는 단순히 간식을 찾아 먹는 걸 넘어 엄청난 에너지 소모와 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주는 훌륭한 정신적 운동이거든요. 실제로 코를 20분간 쓰는 게 1시간 산책하는 것과 맞먹는 에너지를 쓴다고 하니 집사 체력 방전 때 이만한 효자 아이템이 없습니다. 노즈워크 매트 곳곳 촘촘한 천 틈새에 사료나 향이 강한 간식을 꽁꽁 숨겨두고 아이 앞에 딱 내려놓으면, 그때부터 거실에는 평화가 찾아옵니다. 코를 바짝 들이밀고 "킁킁" 소리를 내며 사료를 찾느라 정신이 없거든요. 우리 요키는 노즈워크를 할 때도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틈새에서 사료를 찾으면 그 자리에서 쏙 먹을 때도 있지만, 기분이 너무 좋으면 찾은 사료를 바닥에 휙 던지며 혼자 룰루랄라 놀다가 냠냠 먹기도 합니다. 코를 쓰고 머리를 쓰느라 집중하는 동안 보호자는 온전한 자유 시간을 얻을 수 있고, 아이는 성취감과 자존감을 채울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완벽한 실내 놀이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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