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에서 보더콜리가 썰매를 끌며 보호자를 태우고 달리는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댓글을 읽어보니 실제 견주들은 오히려 "저 정도도 안 하면 개가 힘들어한다"고 말하더군요. 그때 보더콜리라는 견종이 단순히 똑똑한 개가 아니라, 정말 활동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존재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저도 강아지를 좋아하고 강아지와 함께 뭔가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보더콜리를 직접 알아보면서 '준비가 필요한 견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견종, 보더콜리의 지능
보더콜리는 캐나다의 동물심리학자 스탠리 코렌(Stanley Coren) 박사의 연구에서 견종 지능 순위 1위를 기록한 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지능이란 단순히 명령을 잘 따르는 복종 지능뿐 아니라, 상황을 판단하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까지 포함됩니다. 실제로 '체이서(Chaser)'라는 이름의 보더콜리는 1,022개의 단어를 구별할 수 있어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습니다(출처: 기네스북 공식 사이트). 체이서는 단순히 단어를 외우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명사와 동사의 차이를 구별하고, 처음 보는 장난감의 이름을 들었을 때 소거법으로 유추해서 가져오는 능력까지 보였습니다. 이 정도면 인간으로 치면 7세 정도의 인지 능력이라고 평가됩니다. 제가 예전에 지인의 보더콜리를 잠깐 돌본 적이 있는데, 제가 손가락으로 특정 장난감을 가리키기만 해도 정확히 그걸 물고 왔던 기억이 납니다. 그 눈빛이 정말 사람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느껴져서 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다만 이런 높은 지능은 양날의 검입니다. 똑똑하다는 건 '알아서 잘한다'가 아니라 '빠르게 배운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나쁜 습관도 금방 익힙니다.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문을 여는 법, 서랍을 뒤지는 법, 심지어 보호자의 반응을 이용해 원하는 걸 얻어내는 법까지 스스로 터득합니다. 그래서 보더콜리를 키우려면 단순한 애정이 아니라 일관된 훈련과 명확한 규칙 설정이 필수입니다. 보더콜리의 지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다양한 자극이 필요합니다. 같은 명령만 반복하면 오히려 그것에만 집착하는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 달에 하나씩 새로운 훈련을 추가하는 게 좋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단순히 공 던지기만 시키면 공에 미친 개가 되고, 프리스비만 시키면 프리스비에만 반응하는 개가 됩니다. 보더콜리에게는 머리를 쓰는 활동, 즉 인지적 자극(cognitive stimulation)이 필수입니다. 인지적 자극이란 개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 과제를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퍼즐 장난감, 숨바꼭질, 새로운 경로로 산책하기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극한의 운동량, 보더콜리와 함께하는 일상
보더콜리는 원래 영국과 스코틀랜드 국경(Border) 지역에서 양을 모는 목양견으로 길러진 견종입니다. 드넓은 초원을 하루 종일 뛰어다니며 양 떼를 통제하던 개였기 때문에, 그 본능과 체력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일반적인 반려견들이 하루 30분~1시간 산책으로 만족한다면, 보더콜리는 최소 2시간 이상의 활발한 운동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운동이란 단순히 걷는 게 아니라 뛰고, 달리고, 점프하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저는 유튜브에서 보더콜리가 전기 자전거와 함께 달리는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영상에서 보더콜리는 시속 약 40km로 전력질주했습니다. 처음에는 '저게 가능한가' 싶었는데, 댓글을 보니 보더콜리 견주들 사이에서는 흔한 일이더군요. 심지어 어떤 견주는 "저 정도 안 하면 집에서 가만히 안 있는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만약 보더콜리를 키운다면 매일 아침 조깅을 함께 하거나, 주말마다 넓은 공원에서 프리스비를 던져줘야겠다는 생각했었는데 이것만으로는 어림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더콜리의 체력은 정말 경이롭습니다. 도그 어질리티(Dog Agility) 대회에서 결승에 오르는 개들의 대부분이 보더콜리일 정도입니다. 도그 어질리티란 장애물 코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통과하는 경기로, 속도와 민첩성, 그리고 보호자와의 호흡이 중요합니다. 심지어 플라이볼(Flyball)이라는 릴레이 경기에서는 'ABC(Anything But Collies)' 룰이 있어서, 보더콜리만으로 팀을 구성하는 걸 금지할 정도입니다(출처: 미국켄넬클럽). 그만큼 다른 견종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운동 능력을 자랑합니다. 다만 이런 운동량이 충족되지 않으면 문제가 생깁니다. 에너지가 남으면 보더콜리는 스스로 할 일을 만듭니다. 집 안을 빙빙 돌거나, 가구를 물어뜯거나, 계속 짖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건 말썽이 아니라 본능적인 욕구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보더콜리를 키우려면 시간과 체력, 그리고 공간이 필요합니다. 아파트에서도 키울 수는 있지만, 그만큼 매일 충분한 외부 활동을 보장해야 합니다.
보더콜리 성격, 똑똑하지만 예민한 개
보더콜리는 기본적으로 사람과의 교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견종입니다. 보호자의 표정, 목소리 톤, 손짓까지 빠르게 읽어내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훈련할 때 명령어 몇 번만 반복해도 바로 익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매우 예민하고 민감한 성격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낯선 사람, 큰 소리, 예기치 못한 상황에 쉽게 놀라거나 긴장할 수 있습니다. 보더콜리의 또 다른 특징은 목양 본능입니다. 양을 몰 때처럼 움직이는 대상을 통제하려는 습성이 있어서, 아이들이 뛰어다니거나 자전거가 지나가면 본능적으로 쫓거나 발목을 통제하려는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를 '허딩 본능(Herding Instinct)'이라고 하는데, 허딩 본능이란 무리를 한 곳으로 모으려는 목양견 특유의 행동 패턴을 의미합니다. 이 본능은 훈련으로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지만,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지인 집에서 본 보더콜리는 어린 조카가 뛰어다니자 계속 앞을 막으며 방향을 유도하려 했습니다. 처음에는 귀여워 보였지만, 조카가 말을 안 들으면 발목 쪽을 살짝 무는 행동까지 보였습니다. 이건 공격이 아니라 양을 통제하던 방식 그대로였습니다. 그래서 보더콜리를 키울 때는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특히 초기 사회화 훈련이 중요합니다. 보더콜리의 성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매우 영리하고 학습 능력이 뛰어남
- 보호자와의 교감을 중요하게 여김
- 예민하고 민감한 편
- 목양 본능이 강해 움직이는 대상을 통제하려 함
- 지루함을 잘 못 참고 자극이 필요함
보더콜리는 초보 보호자에게는 쉽지 않은 견종입니다. 단순히 산책만 시켜주면 되는 개가 아니라, 함께 활동하고, 교감하고, 끊임없이 자극을 주어야 하는 파트너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환경과 훈련이 뒷받침된다면, 보더콜리는 누구보다 충실하고 든든한 동반자가 됩니다. 저도 언젠가 시간과 여유가 생긴다면 보더콜리와 함께 도그 스포츠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더콜리를 키운다는 건 단순히 반려견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활동하는 팀을 만드는 일입니다. 충분한 준비와 이해, 그리고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분이라면 보더콜리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내기 어렵거나, 조용하고 차분한 반려견을 원한다면 다른 견종을 고려하는 것이 서로에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보더콜리는 사랑만으로는 부족하고, 책임감과 실천이 함께 필요한 견종입니다.
참고: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977912&cid=42883&categoryId=44356
https://namu.wiki/w/%EB%B3%B4%EB%8D%94%20%EC%BD%9C%EB%A6%AC
https://blog.naver.com/goodthing_1004/224171062351
https://blog.naver.com/broad3688/224137426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