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크셔테리어(요키)가 똑똑하다는 말은 익히 들었지만, 실제로 키워보니 정말 그렇더라고요. 우리 아이는 처음 집에 왔을 때 몇 번 가르쳐주니 금방 패드에 가서 볼일을 보는 기특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주로 머무는 공간 바로 옆에 배변 패드를 두었다가, 적응하는 속도에 맞춰 조금씩 화장실 앞쪽으로 위치를 옮겼는데도 군말 없이 잘 따라와 주었죠. "역시 우리 애는 천재인가 봐!"라며 칭찬하던 나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낮에는 배변 패드에 완벽하게 성공하던 아이가, 이상하게 밤만 되면 거실 한쪽에 쉬야 실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겨울이라 거실 바닥이 차가워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자다가 잠결에 실수하나 싶어 의아했죠. 똑똑한 녀석이 왜 밤에만 이럴까 고민하며 아이의 밤중 움직임을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밤중 실수의 원인, 동선에 답이 있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원인은 훈련 부족이기보다는 '거리'에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당시 우리 집 물그릇은 거실 한쪽 구석에 있었고, 배변 패드는 그와 조금 떨어진 화장실 앞에 배치되어 있었거든요. 아이가 밤에 자다가 목이 말라 비몽사몽 한 상태로 방에서 나와 물그릇까지 갔는데, 물을 마신 뒤 다시 배변 패드가 있는 곳까지 가기에는 멀게 느껴지고 또, 아이의 방광이 기다려주지 않았던 게 아닐까 하고요. 사람도 자다 깨서 화장실이 멀면 힘들 듯, 작은 강아지에게는 그 거리가 너무나 멀게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다니는 길목이자, 배변 패드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밥그릇과 물그릇을 다시 배치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그날 이후 밤중 배변 실수가 마법처럼 싹 사라졌습니다. 결국 아이는 훈련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각각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가는 길에 그만 급한 마음에 실수를 했던 거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위치를 변경해 준 뒤로 지금까지 밤에 실수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니, 역시 강아지에게 '동선 배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화장실 핥기 소동과 배변판 거부, 결국 '패드'로 돌아온 이유
우리 아이는 물을 참 잘 마시는 편인데, 그만큼 쉬야 양도 어마어마합니다. 하루에도 배변 패드를 몇 개씩 갈아치우다 보니 비용도 비용이고 쓰레기도 많이 나와서, 아예 화장실 바닥에서 볼일을 보게끔 훈련을 시켜본 적이 있습니다. 역시나 영리한 요키답게 금방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볼일을 보더라고요.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강아지가 아직 아기라서 그런지 화장실 바닥부터 벽까지 온갖 곳을 핥아보기 시작한 것이었죠. 화장실에서 배변 훈련을 시작한 후부터 더 청소를 꼼꼼히 한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조금 걱정이 되어 화장실 훈련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플라스틱 배변판이었습니다. 패드 소모를 줄여보고자 여러 개의 배변판을 알아보고 준비했지만, 이번엔 아이의 '발바닥 취향'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배변판 특유의 딱딱하거나 오돌토돌한 감촉이 싫었는지, 패드를 깔아주지 않으면 아예 올라가지도 않고 그 근처 맨바닥에 볼일을 봐버리더라고요. 며칠을 인내하며 가르쳐봤지만 아이가 너무 싫은지 절대 배변 패드 없이는 올라가지 않아서 결국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아이에게는 그 발에 닿는 느낌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모양입니다.
아이의 고집과 타협하며 완성된 우리 집 배변 환경
결국 저희 집은 배변판 위에 다시 배변 패드를 깔아주는 방식으로 정착했습니다. 가끔 '이제는 괜찮지 않을까?' 싶어 패드 없이 배변판만 놔둬 보기도 했지만, 절대 싫다는 아이의 확고한 의사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비록 배변 패드 비용은 계속 들겠지만, 아이가 스트레스받지 않고 편안하게 볼일을 보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10개월간 아이를 키우며 배운 것은 배변 훈련은 단순히 "여기다 해!"라고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아이의 동선을 생각해서 각각의 위치를 조정해 주는 것도 중요하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아이가 싫어하는 발바닥 감촉을 강요하기보다는 존중해 주는 것도 배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배변 문제로 고민하는 보호자분이 계신다면, 아이를 혼내기 전에 혹시 물 마시는 곳과 화장실이 너무 멀지는 않은지, 혹은 아이가 지금의 배변 장소 촉감을 싫어하는 건 아닌지 먼저 살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배려가 결국 완벽한 배변 성공으로 이어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